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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ETF를 같은 날 같은 가격에 사도, 어느 계좌에서 샀느냐에 따라 10년 뒤 손에 쥐는 돈이 달라진다. 세금 때문이다. 수익률을 1% 올리기는 어렵지만, 세금을 줄이는 계좌를 활용하면 그 이상의 효과를 비교적 확실하게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연금저축, IRP, ISA, 세액공제, 분리과세 같은 단어가 한꺼번에 나오면 어디서부터 이해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 글은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세금과 절세 계좌 용어를 2026년 기준으로 정리한 해설 글이다. 주식 용어 정리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며, 앞선 1~5편에서는 기본 용어, 가치 평가, ETF, 시장 흐름, 거시 경제 용어를 다뤘다.
세액공제와 소득공제
절세 계좌를 이해하려면 먼저 세액공제와 소득공제의 차이부터 알아야 한다. 소득공제(所得控除)는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되는 소득 자체를 줄여주는 것이고, 세액공제(稅額控除)는 계산이 끝난 세금에서 일정 금액을 직접 빼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소득공제받으면 그 100만 원에 매겨질 세금만큼 줄어들어, 적용 세율이 높은 사람일수록 혜택이 커진다. 반면 100만 원에 대해 15% 세액공제를 받으면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세금이 15만 원 줄어든다.
연금저축과 IRP의 혜택은 세액공제 방식이다. 2026년 기준 연금저축은 연 600만 원, IRP와 합치면 연 900만 원까지 납입액의 일정 비율을 세금에서 직접 빼준다. 공제율은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면 16.5%, 초과하면 13.2%(지방소득세 포함)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인 사람이 900만 원을 모두 채우면 연말정산에서 최대 148만 5천 원을 돌려받는다.
수익률은 시장이 정하지만, 세금은 내가 어떤 계좌를 고르느냐로 정해진다.
다만 세액공제는 이미 낸 세금을 돌려주는 구조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1년 동안 낼 세금(결정세액)이 공제받을 금액보다 적다면, 낸 세금만큼만 돌려받는다. 또 계좌 안에서 생긴 수익에 세금을 바로 매기지 않고 나중에 꺼낼 때 매기는 것을 과세이연(課稅移延)이라고 한다. 세금으로 나갔어야 할 돈까지 계좌 안에서 함께 굴릴 수 있어, 오래 투자할수록 효과가 커진다.
- 소득공제는 세금 매기는 소득을 줄이고, 세액공제는 세금 자체를 직접 줄인다
- 연금저축 600만 원, IRP 합산 900만 원까지 16.5% 또는 13.2% 세액공제
- 낸 세금보다 많이 돌려받을 수는 없다
- 과세이연: 세금을 나중에 내는 대신 그 돈까지 계좌에서 함께 굴리는 효과
연금저축과 IRP
연금저축(연금저축펀드)은 노후 자금을 모으기 위한 개인 연금 계좌다. 소득이 없어도 누구나 가입할 수 있지만, 세액공제는 근로소득이나 종합소득이 있는 사람만 받는다. 계좌 안에서는 개별 주식을 살 수 없고, 국내에 상장된 ETF나 공모펀드로 투자한다. 레버리지·인버스 ETF처럼 위험이 큰 상품은 살 수 없다.
IRP(개인형 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는 퇴직금을 받거나 노후 자금을 스스로 쌓는 퇴직연금 계좌다. 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처럼 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가입할 수 있다. 연금저축과 비슷하게 ETF로 운용할 수 있지만, 주식형 같은 위험자산은 전체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고 중도 인출 조건이 더 까다롭다. 그래서 보통 연금저축 600만 원을 먼저 채우고, 남은 300만 원을 IRP에 넣는 순서가 많이 쓰인다.
두 계좌의 공통 조건은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아야 혜택이 유지된다는 점이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으면 나이에 따라 3.3~5.5%의 낮은 연금소득세만 내면 된다. 다만 연간 연금 수령액이 1,5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와 16.5% 분리과세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한다. 반대로 55세 전에 해지하면 그동안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 수익에 16.5%의 기타소득세가 붙는다. 받은 혜택을 상당 부분 돌려주는 셈이어서, 처음부터 오래 묶어둘 돈으로만 넣는 것이 원칙이다. 본인의 연금 계좌 현황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참고: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 연금저축: 누구나 가입, 세액공제는 소득이 있는 사람만, 레버리지·인버스 ETF 불가
- IRP: 소득이 있는 사람 가입, 위험자산은 70%까지
- 55세 이후 연금 수령 시 3.3~5.5% 연금소득세, 연 1,500만 원 초과 시 과세 방식 선택
- 55세 전 해지 시 공제받은 원금과 수익에 16.5% 기타소득세
ISA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ndividual Savings Account)는 예금, 펀드, ETF, 국내 주식 등을 한 계좌에서 운용하면서 일정 금액까지의 수익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계좌다. 현재 기준으로 일반형은 순이익 200만 원, 총급여 5,000만 원 이하 등의 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이고, 이를 넘는 수익에는 9.9%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된다. 연간 2,000만 원, 총 1억 원까지 넣을 수 있고, 3년의 의무 가입 기간이 있다. 55세까지 묶이는 연금 계좌보다 훨씬 유연해 중기 자금을 굴리기에 알맞다.
ISA의 또 다른 장점은 손익통산이다. 계좌 안에서 한 상품은 이익, 다른 상품은 손실이 났다면 둘을 합친 순이익에만 세금을 매긴다. 여기에 만기 자금을 연금저축이나 IRP로 옮기면, 옮긴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를 연금 계좌 세액공제 한도와 별도로 추가 공제받을 수 있다. ISA로 3년 굴린 뒤 연금 계좌로 넘기는 방식이 많이 쓰이는 이유다.
식당을 해보면 같은 메뉴라도 홀에서 팔 때와 배달앱으로 팔 때 남는 돈이 다르다.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같은 미국 지수 ETF라도 일반 계좌에서 사면 분배금과 매매차익에 15.4%가 붙지만, ISA에서 사면 비과세 한도까지는 세금이 없다. 매출이 같아도 수수료 구조에 따라 남는 돈이 달라지듯, 수익률이 같아도 계좌에 따라 남는 돈이 달라진다.
같은 메뉴도 어디서 파느냐에 따라 남는 돈이 다르고, 같은 ETF도 어느 계좌에서 사느냐에 따라 남는 돈이 다르다.
ISA는 제도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26년 8월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하면 이자·배당소득을 전액 비과세하는 '생산적금융 ISA'를 새로 만들고, 일반 ISA는 계약 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정하고 쓰지 않은 납입 한도를 다음 해로 넘기는 이월을 없애는 방안을 내놨다. 다만 이 개편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야 확정되며, 그 과정에서 내용이 바뀔 수 있다. 가입이나 해지를 서두르기보다 본인 계좌의 만기와 남은 납입 한도부터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 현재 비과세 한도: 일반형 200만 원, 서민형 400만 원, 초과분은 9.9% 분리과세
- 연 2,000만 원·총 1억 원 납입, 의무 가입 3년
- 만기 자금을 연금 계좌로 옮기면 10%(최대 300만 원) 추가 세액공제
- 생산적금융 ISA 신설 등 개편안은 국회 심의 중으로 아직 확정 전이다
배당소득세와 양도소득세
배당소득세는 주식 배당금이나 ETF 분배금을 받을 때 내는 세금이다. 일반 계좌에서는 15.4%(지방소득세 포함)가 원천징수되고, 나머지만 계좌로 들어온다. 미국 주식에서 배당을 받으면 미국에서 15%가 먼저 원천징수된다. 여기에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1년에 2,000만 원을 넘으면, 넘는 금액을 근로·사업소득 등과 합산해 더 높은 세율로 과세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金融所得綜合課稅) 대상이 된다.
2026년에는 새로운 제도도 생겼다. 배당성향 등 요건을 갖춘 상장 고배당기업에서 받은 배당은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고 따로 세금을 매기는 분리과세(分離課稅)를 선택할 수 있다. 세율은 배당소득 규모에 따라 14%, 20%, 25%, 30%(지방소득세 별도)이며,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지급되는 배당에 한시로 적용된다. 종합과세 최고세율이 45%인 고소득자에게 특히 유리한 제도다. 다만 ETF 분배금은 분리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양도소득세는 주식을 팔아 생긴 차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국내 상장 주식은 종목당 일정 금액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가 아니면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가 붙지 않는다. 반면 미국 주식처럼 해외 주식을 직접 사고팔아 생긴 차익은 1년 동안의 손익을 합쳐 250만 원을 넘는 부분에 22%의 양도소득세가 붙고, 다음 해 5월에 직접 신고해야 한다. 같은 미국 지수에 투자하더라도 국내 상장 해외 ETF는 매매차익이 배당소득(15.4%)으로 과세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차익과 상관없이 주식을 팔 때마다 내는 증권거래세도 있다. 2026년 양도분부터 코스피는 0.05%에 농어촌특별세 0.15%를 더한 0.2%, 코스닥은 0.2%가 적용된다. 한 번에는 작은 금액이지만, 자주 사고팔수록 쌓이는 비용이다. 세법의 세부 기준은 매년 바뀔 수 있으므로 국세청 안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참고: 국세청).
- 배당소득세: 일반 계좌 15.4% 원천징수, 미국 주식 배당은 15%
- 금융소득(이자+배당) 연 2,000만 원 초과 시 종합과세
- 2026~2028년 고배당기업 배당은 14~30% 분리과세 선택 가능, ETF 분배금은 제외
- 해외 주식 양도세: 연 250만 원 공제 후 22%, 증권거래세는 팔 때마다 0.2%
자주 묻는 질문
Q. 연금저축, IRP, ISA 중 무엇부터 가입해야 하나요?
A. 소득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세액공제를 바로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연금저축 600만 원을 채운 뒤 여유가 있으면 IRP에 300만 원을 더해 900만 원 공제 한도를 채운다. 55세 전에 쓸 수도 있는 중기 자금은 ISA로 굴리고, 만기 때 연금 계좌로 옮겨 추가 공제를 받는 순서가 많이 쓰인다.
Q. 소득이 없어도 절세 계좌를 만들 필요가 있나요?
A. 세액공제는 받을 수 없지만, 연금저축이나 ISA 안에서 생긴 수익에 대한 과세이연이나 비과세 혜택은 받을 수 있다. 또 ISA는 가입 기간이 쌓여야 혜택이 커지고, 연금저축은 일찍 열어둘수록 오래 굴릴 수 있다. 나중에 소득이 생기면 그때부터 세액공제를 받으면 된다.
Q. 미국 주식을 직접 사는 것과 국내 상장 미국 ETF를 사는 것, 세금이 어떻게 다른가요?
A. 미국 주식을 직접 사면 매매차익은 연 250만 원을 넘는 부분에 22% 양도소득세가 붙고 다른 소득과 합산되지 않는다. 국내 상장 미국 ETF는 매매차익과 분배금 모두 15.4% 배당소득세로 과세되고, 금융소득 2,0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대신 국내 상장 ETF는 연금저축, IRP, ISA 같은 절세 계좌에서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 아이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 투자해도 세금 문제가 없나요?
A. 부모가 아이 계좌에 넣는 돈은 증여에 해당한다. 미성년 자녀에게는 10년 동안 2,000만 원까지 증여세 없이 줄 수 있으므로, 이 한도 안에서 넣고 홈택스에 증여 신고를 해두면 나중에 불필요한 다툼을 줄일 수 있다. 증여한 돈이 투자로 불어난 수익은 아이의 것으로 인정받기 쉬워져, 일찍 시작할수록 유리하다.
Q. ISA 개편안이 확정되면 지금 계좌는 어떻게 되나요?
A. 아직 국회 심의 중이어서 확정된 내용은 없다. 발표된 개편안대로라면 쓰지 않은 납입 한도의 이월 폐지가 기존 가입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어, 본인의 남은 한도와 만기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개편안이 확정되기 전에 서둘러 해지하거나 새로 가입할 필요는 없으며, 최종 내용이 나온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
결론
세액공제와 소득공제의 차이를 알고, 연금저축과 IRP로 세액공제를 챙기고, ISA로 중기 자금의 세금을 줄이고, 배당과 매매차익에 붙는 세금 구조를 이해하면 같은 투자로 더 많은 돈을 남길 수 있다. 수익률은 시장이 정하지만 세금은 계좌 선택으로 상당 부분 조절할 수 있다. 1편부터 6편까지 주식 기본 용어, 가치 평가, ETF, 시장 흐름, 거시 경제, 세금과 계좌까지 정리했다. 용어를 아는 것만으로 수익이 생기지는 않지만, 몰라서 하는 실수는 확실히 줄여준다.
이 글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세금과 절세 계좌 용어를 정리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상품에 대한 가입 권유나 세무 조언이 아니다. 세법과 제도는 매년 바뀔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결정은 국세청 안내나 세무 전문가 상담을 거쳐 내리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