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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계좌를 처음 열고 앱을 켜면 낯선 단어들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시가총액, 호가, 체결, 예수금, 상한가. 뉴스에서 자주 듣던 말인데도 막상 뜻을 설명하려면 막히는 경우가 많다. 2026년 들어 코스피가 크게 오르내리면서 주식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 늘었지만, 기본 용어를 모른 채 주문 버튼부터 누르면 생각지 못한 실수를 하기 쉽다. 이 글은 주식을 처음 시작할 때 꼭 알아야 할 기본 용어 7가지를 실제 사례와 함께 정리한 해설 글이다.
시가총액과 상장
시가총액(時價總額, Market Capitalization)이란 회사가 발행한 주식 수에 현재 주가를 곱한 값이다. 쉽게 말해 시장이 매긴 그 회사의 '몸값'이다. 주가가 10만 원이고 발행 주식이 1억 주라면 시가총액은 10조 원이 된다. 주가만 보고 회사의 크기를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가가 100만 원인 회사가 주가 5만 원인 회사보다 작을 수도 있다. 발행한 주식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은 시장 전체의 구조를 이해할 때도 중요하다. 코스피 지수는 시가총액이 큰 종목일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계산된다. 2026년 6월 22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55.67%를 차지하기도 했다. 두 종목이 크게 움직이면 나머지 수백 개 종목과 상관없이 지수 전체가 출렁이는 구조다.
주가는 한 조각의 가격이고, 시가총액은 회사 전체의 가격이다.
상장(上場, Listing)이란 회사의 주식을 증권거래소에서 누구나 사고팔 수 있도록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처음으로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하고 상장하는 과정을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라고 한다. 국내에는 대형 우량 기업 중심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기술·성장 기업 중심의 코스닥시장이 대표적이다. 상장하려면 매출, 이익, 재무 상태 등 거래소의 심사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반대로 상장 요건을 더 이상 충족하지 못하면 거래소에서 퇴출되는 상장폐지(上場廢止)가 이뤄질 수 있다. 상장폐지가 되면 거래소에서 주식을 사고팔 수 없어 사실상 주식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주식 투자에서 말하는 '영구적인 손실'의 대표적인 사례다. 투자할 회사가 적자를 계속 내고 있거나 감사 의견에 문제가 있다면 상장폐지 위험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시가총액 = 발행 주식 수 × 현재 주가, 회사의 '몸값'
- 주가가 높다고 큰 회사가 아니다. 크기는 시가총액으로 비교한다
- 상장은 거래소에서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등록하는 것, 처음 공개하는 과정이 IPO
- 상장폐지가 되면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없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호가와 체결
호가(呼價)란 주식을 사거나 팔려는 사람이 부르는 가격이다. 사려는 사람이 부르는 값이 매수 호가, 팔려는 사람이 부르는 값이 매도 호가다. 증권 앱의 '호가창'에는 위쪽에 매도 호가, 아래쪽에 매수 호가가 가격별로 쌓여 있고, 각 가격에 얼마나 많은 주문이 걸려 있는지 보여준다. 호가창을 보면 지금 이 주식을 얼마에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호가는 아무 숫자나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가 수준에 따라 정해진 최소 단위, 즉 호가 단위를 따라야 한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주가 2천 원 미만은 1원, 5만 원 이상 20만 원 미만은 100원, 50만 원 이상은 1,000원 단위로 주문을 낸다. 예를 들어 주가 7만 원대 종목은 70,050원처럼 주문할 수 없고 100원 단위로 불러야 한다. 대부분의 증권 앱은 호가 단위에 맞지 않는 주문을 자동으로 걸러준다.
주문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원하는 가격을 정해서 내는 지정가 주문과, 가격을 정하지 않고 지금 시장에서 가장 유리한 가격에 바로 거래하는 시장가 주문이다. 지정가는 원하는 가격을 지킬 수 있지만 거래가 안 될 수 있고, 시장가는 바로 거래되지만 예상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 수 있다. 특히 거래가 적은 종목이나 장 시작 직후처럼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시간에는 시장가 주문을 조심해야 한다.
체결(締結)이란 사려는 주문과 팔려는 주문의 가격이 맞아 실제로 거래가 성사되는 것을 말한다. 주문을 냈다고 바로 내 주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체결이 돼야 거래가 완료된다. 여러 주문이 몰릴 때는 정해진 순서가 있다. 더 비싸게 사겠다는 주문과 더 싸게 팔겠다는 주문이 먼저 체결되는 가격 우선 원칙, 같은 가격이라면 먼저 낸 주문이 먼저 체결되는 시간 우선 원칙이다. 새벽 수산시장 경매에서 더 높은 값을 부른 사람이 물건을 가져가고, 값이 같으면 먼저 손을 든 사람이 가져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주문은 의사 표시일 뿐이고, 체결이 돼야 비로소 거래가 끝난다.
- 호가: 사려는 값(매수 호가)과 팔려는 값(매도 호가)
- 호가 단위: 주가 수준에 따라 1원~1,000원 단위로 정해져 있다
- 지정가는 가격을 지키고, 시장가는 속도를 얻는 대신 가격 위험이 있다
- 체결 순서: 가격 우선, 같은 가격이면 시간 우선
시가·종가와 상한가·하한가
시가(始價)는 그날 장이 시작될 때 처음 정해지는 가격이고, 종가(終價)는 장이 끝날 때 마지막으로 정해지는 가격이다. 국내 정규장은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3시 30분에 끝난다. 시가와 종가는 일정 시간 동안 주문을 모아 한꺼번에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장 시작 전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장 마감 직전 오후 3시 20분부터 3시 30분까지가 이 시간이다. 흔히 '동시호가'라고 부른다.
특히 종가는 중요하다. 다음 날의 기준 가격이 되고, 뉴스에서 말하는 '오늘 몇 % 올랐다'도 전날 종가와 비교한 수치다. 참고로 2026년 9월 14일부터는 한국거래소에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거래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이 생겼고,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에서는 일부 종목을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거래할 수 있다. 다만 종가와 등락률의 기준은 여전히 정규장이다.
상한가(上限價)와 하한가(下限價)는 하루 동안 주가가 오르내릴 수 있는 최대 범위를 말한다.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날 종가 대비 위아래 30%까지만 움직일 수 있다. 2015년 6월 15%에서 30%로 넓어졌다. 예를 들어 전날 종가가 1만 원이었다면 그날 주가는 7천 원에서 1만 3천 원 사이에서만 거래된다. 실제 상·하한가는 호가 단위에 맞춰 끝자리를 정리하기 때문에 정확히 30%가 아니라 29.9%처럼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상한가는 작은 종목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니다. 2026년 7월 31일에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SK하이닉스가 장중 29.95% 오른 171만 8천 원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며칠 전인 7월 28일 코스피가 하루에 10.84% 급락한 직후였다. 가격제한폭은 하루의 급등락을 막아주는 안전장치이지만, 반대로 상한가나 하한가에 걸리면 사거나 팔고 싶어도 거래가 안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 정규장: 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시가·종가는 동시호가로 결정
- 종가는 다음 날 등락률의 기준이 된다
- 상한가·하한가: 전날 종가 대비 ±30%(코스피·코스닥)
- 2026년 7월 31일 SK하이닉스도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다
예수금과 결제
예수금(預受金)이란 증권 계좌에 들어 있는 현금을 말한다. 은행에서 증권 계좌로 돈을 옮기면 예수금이 되고, 이 돈으로 주식을 산다. 아이 명의로 증권 계좌를 만들어 매달 용돈을 넣어주는 경우에도, 들어간 돈은 일단 예수금으로 쌓였다가 ETF나 주식을 사면 그만큼 줄어든다. 처음 계좌를 연 사람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바로 이 예수금이 언제 늘고 언제 줄어드느냐다.
헷갈리는 이유는 결제 방식 때문이다. 국내 주식은 거래가 체결된 날을 포함해 2영업일째에 실제 돈과 주식이 오가는 'T+2' 결제 방식을 쓴다. 월요일에 주식을 팔면 판 돈은 수요일에야 계좌에서 출금할 수 있는 현금이 된다. 그래서 증권 앱에는 'D+1 예수금', 'D+2 예수금'처럼 날짜별 예수금이 따로 표시된다. 판 돈으로 다른 주식을 사는 것은 결제 전에도 가능하지만, 은행으로 빼려면 결제일을 기다려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이 기간을 하루로 줄이는 T+1 결제를 추진하고 있다.
주식을 판 순간 돈이 생긴 것 같지만, 내 통장으로 옮길 수 있는 돈이 되기까지는 이틀이 걸린다.
앱에 표시되는 '주문가능금액'도 예수금과 다를 수 있다. 미체결 주문에 묶인 돈, 결제 대기 중인 금액, 증거금(주문할 때 미리 묶어두는 돈) 등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또 신용거래나 미수거래를 설정해두면 예수금보다 많은 금액을 주문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사실상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이다. 결제일까지 부족한 돈을 채우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예수금 범위 안에서만 거래하는 것이 원칙이다(참고: 금융감독원 파인).
- 예수금: 증권 계좌 안의 현금
- 국내 주식은 T+2 결제, 월요일에 팔면 수요일에 출금 가능
- D+1, D+2 예수금은 결제일 기준으로 나눠 보여주는 금액이다
- 신용·미수거래는 빚을 내는 거래이므로 처음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자주 묻는 질문
Q. 주가가 높은 회사가 더 큰 회사인가요?
A. 그렇지 않다. 회사의 크기는 주가에 발행 주식 수를 곱한 시가총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주가가 100만 원이어도 발행 주식이 적으면 시가총액은 작을 수 있고, 주가가 5만 원이어도 주식이 많으면 시가총액은 클 수 있다. 액면분할로 주식 수를 늘리면 주가는 낮아지지만 시가총액은 그대로다.
Q. 지정가와 시장가 중 어떤 주문을 써야 하나요?
A. 처음이라면 지정가 주문이 안전하다. 원하는 가격을 정해두면 예상보다 비싸게 사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시장가 주문은 바로 체결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거래량이 적은 종목이나 장 시작 직후처럼 가격이 크게 움직일 때는 생각보다 불리한 가격에 체결될 수 있다.
Q. 상한가를 친 종목은 다음 날에도 오르나요?
A. 알 수 없다. 상한가 다음 날 더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가 몰려 크게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상한가는 그날 사려는 사람이 많았다는 뜻일 뿐 앞으로의 방향을 보장하지 않는다. 상한가 종목을 뒤늦게 따라 사는 것은 변동성이 매우 큰 단기 매매에 가깝다.
Q. 주식을 팔았는데 왜 바로 출금이 안 되나요?
A. 국내 주식은 체결일을 포함해 2영업일째에 결제되는 T+2 방식이기 때문이다. 월요일에 팔면 수요일에 출금할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은 영업일에서 빠지므로, 금요일에 팔면 다음 주 화요일에 출금할 수 있다. 판 돈으로 다른 주식을 사는 것은 결제 전에도 가능하다.
Q. 장이 끝난 오후 4시 이후에도 주식을 살 수 있나요?
A. 2026년 9월 14일부터 한국거래소에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되는 애프터마켓이 생겼고,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에서도 일부 종목을 오후 8시까지 거래할 수 있다. 다만 증권사마다 참여 여부와 서비스 시간이 다를 수 있고, 정규장보다 거래가 적어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으므로 이용 전 증권사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결론
시가총액, 상장, 호가, 체결, 시가·종가, 상한가·하한가, 예수금. 이 일곱 가지만 정확히 알아도 증권 앱 화면이 훨씬 덜 낯설어진다. 용어를 아는 것은 수익을 보장하지 않지만, 몰라서 생기는 실수는 확실히 줄여준다. 특히 처음에는 지정가 주문을 쓰고, 예수금 범위 안에서만 거래하는 두 가지 원칙만 지켜도 불필요한 손실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PER, PBR, ROE처럼 좋은 기업을 숫자로 고를 때 쓰는 가치 평가 용어를 정리할 예정이다.
이 글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주식 기본 용어를 정리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다. 거래 시간과 제도는 바뀔 수 있으므로, 실제 거래 전 한국거래소와 이용 중인 증권사의 안내를 확인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