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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서 PER, PBR, ROE 같은 가치 평가 지표를 정리했다. 그런데 이 숫자들은 모두 재무제표에서 나온다. 재무제표를 직접 읽을 수 있으면 증권 앱에 표시된 지표 뒤에 어떤 사정이 숨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익이 늘었는데 왜 현금은 줄었는지, 매출은 그대로인데 왜 영업이익이 크게 뛰었는지 같은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게 된다. 이 글은 기업의 성적표인 재무제표를 처음 보는 사람이 꼭 알아야 할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 잉여현금흐름을 정리한 해설 글이다. 주식 용어 정리 시리즈의 18편이다.
손익계산서
손익계산서(損益計算書)는 회사가 일정 기간 동안 얼마를 팔고, 얼마를 쓰고, 얼마를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표다. 식당으로 치면 한 달 장부와 같다. 맨 위에 매출액이 있고, 여기서 재료비처럼 물건을 만드는 데 직접 든 매출원가를 빼면 매출총이익이 된다. 다시 인건비, 임대료, 광고비 같은 판매비와 관리비를 빼면 영업이익이 나온다. 여기에 이자나 환율 손익 같은 본업 외 수익과 비용, 법인세를 반영하면 마지막에 당기순이익이 남는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이익이다. 본업으로 실제 얼마를 벌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순이익은 공장을 팔거나 환율이 크게 움직이는 등 일회성 사건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2026년 2분기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 4천억 원을 기록했다. 2편에서 다룬 영업이익률로 계산하면 50%를 넘는 수준이다.
손익계산서를 볼 때는 한 분기 숫자보다 흐름을 봐야 한다. 매출이 몇 년째 늘고 있는지,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더 빠르게 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매출이 늘어도 영업이익이 줄어든다면 많이 팔지만 남는 것이 적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매출 증가보다 영업이익 증가가 빠르다면 규모가 커지면서 효율이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같은 분기끼리 비교하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감도 계절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는 업종에서는 꼭 확인해야 한다.
매출은 회사가 얼마나 바빴는지를, 영업이익은 그 바쁨이 얼마나 남는 장사였는지를 보여준다.
- 매출액 − 매출원가 = 매출총이익
- 매출총이익 − 판매비와 관리비 = 영업이익(본업의 실력)
- 영업이익 ± 영업외손익 − 법인세 = 당기순이익
- 한 분기보다 몇 년의 흐름, 전년 동기 대비 증감을 함께 본다
재무상태표
재무상태표(財務狀態表)는 특정 시점에 회사가 무엇을 갖고 있고,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를 보여주는 표다. 예전에는 대차대조표라고 불렀다. 왼쪽에는 자산, 오른쪽에는 부채와 자본이 놓이며, 항상 '자산 = 부채 + 자본'이 성립한다. 식당으로 치면 주방 설비, 매장 보증금, 통장 잔고가 자산이고, 그 자산을 마련하기 위해 빌린 대출이 부채, 주인이 직접 넣은 돈과 그동안 벌어 쌓아둔 돈이 자본이다.
자산과 부채는 다시 1년 안에 현금으로 바뀌거나 갚아야 하는지에 따라 유동과 비유동으로 나뉜다. 현금, 매출채권(외상으로 판 대금), 재고자산은 유동자산이고, 공장과 설비는 비유동자산이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은 유동부채, 그 이후에 갚아도 되는 빚은 비유동부채다.
재무상태표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회사의 체력이다. 2편에서 다룬 부채비율(부채 ÷ 자본)로 빚이 지나치게 많은지를 보고, 유동비율(유동자산 ÷ 유동부채)로 1년 안에 갚을 빚을 감당할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지를 본다. 유동비율이 100%보다 낮으면 당장 갚아야 할 빚보다 쓸 수 있는 돈이 적다는 뜻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재고자산이나 매출채권이 매출보다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면, 물건이 안 팔려 쌓이고 있거나 외상값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 재무상태표: 특정 시점의 재산 목록, 자산 = 부채 + 자본
- 1년 기준으로 유동·비유동 자산과 부채를 나눈다
- 부채비율로 빚의 크기를, 유동비율로 단기 지급 능력을 본다
- 재고자산·매출채권이 매출보다 빠르게 늘면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현금흐름표
현금흐름표(現金흐름表)는 일정 기간 동안 실제로 현금이 어디서 들어오고 어디로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표다. 손익계산서와 무엇이 다를까. 손익계산서는 물건을 팔면 돈을 받기 전이라도 매출로 기록한다. 외상으로 팔아도 이익은 생긴다. 하지만 현금흐름표는 실제로 통장에 돈이 들어와야 기록한다. 그래서 장부상으로는 이익이 나는데 현금이 말라 회사가 무너지는 일, 이른바 흑자도산이 생길 수 있다.
식당도 마찬가지다. 단체 주문을 외상으로 크게 받으면 그달 장부상 매출은 크게 늘지만, 대금이 들어오기 전까지 식재료비와 월급은 통장에서 계속 빠져나간다. 장부만 보고 안심했다가 통장이 바닥나는 일이 생기는 이유다.
현금흐름표는 세 부분으로 나뉜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본업으로 실제 들어온 현금이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공장이나 설비를 사거나 파는 데 쓴 현금으로, 성장하는 회사는 보통 마이너스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돈을 빌리거나 갚고, 배당을 주거나 증자를 하는 데 오간 현금이다.
가장 건강한 모습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이고, 그 돈으로 투자를 하며, 남는 돈으로 빚을 갚거나 배당을 주는 구조다. 반대로 영업이익은 꾸준히 나는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몇 년째 마이너스라면, 매출채권이나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뜻이어서 이익의 질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익은 의견일 수 있지만, 현금은 사실이다.
- 현금흐름표: 실제로 현금이 들어오고 나간 기록
- 영업활동: 본업으로 번 현금, 투자활동: 설비 투자에 쓴 현금, 재무활동: 차입·상환·배당·증자
- 장부상 이익이 나도 현금이 마르면 흑자도산이 생길 수 있다
- 영업이익은 나는데 영업현금흐름이 계속 마이너스면 이익의 질을 의심해야 한다
잉여현금흐름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은 영업활동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 투자에 쓴 돈을 뺀 금액이다. 회사가 사업을 유지하고 키우는 데 필요한 투자를 하고도 남는, 말 그대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이다. 이 돈으로 빚을 갚거나, 배당을 주거나, 7편에서 다룬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할 수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주주환원의 원천이어서 중요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에서 3년 동안 생긴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익이 아무리 커 보여도 잉여현금흐름이 꾸준히 마이너스라면,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을 늘릴 여력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반도체나 배터리처럼 미래를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는 시기에는 일시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투자가 나중에 더 큰 영업현금흐름으로 돌아오는지다. 그래서 잉여현금흐름은 한 해보다 3~5년의 흐름으로 보고,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재무제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참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잉여현금흐름 = 영업활동 현금흐름 − 설비 투자
- 배당과 자사주 소각 같은 주주환원의 원천이다
- 삼성전자는 2024~2026년 잉여현금흐름의 50% 환원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 대규모 투자기에는 일시적으로 마이너스일 수 있어 3~5년 흐름으로 본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무제표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회사 이름을 검색하면 사업보고서, 반기보고서, 분기보고서에서 재무제표를 볼 수 있다. 증권 앱과 포털 증권 페이지에도 요약된 재무 정보가 정리돼 있어 처음에는 이쪽이 보기 편하다. 다만 세부 내용과 주석은 공시 원문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Q. 연결재무제표와 별도재무제표는 무엇이 다른가요?
A. 연결재무제표는 모회사와 지배하는 자회사를 하나의 회사처럼 합쳐서 만든 것이고, 별도재무제표는 모회사 하나만의 숫자다. 자회사가 많은 대기업은 두 숫자가 크게 다를 수 있다. 회사 전체의 실력을 볼 때는 보통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본다.
Q. 이익은 나는데 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A. 여러 이유가 있다. 이익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을 수 있고, 일회성 이익이어서 시장이 크게 평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영업이익은 나는데 현금흐름이 나쁘거나, 앞으로의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을 수도 있다. 손익계산서만 보지 말고 현금흐름표와 향후 전망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Q. 재무제표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숫자 하나만 고른다면요?
A. 하나만 고르기는 어렵지만, 처음이라면 영업이익과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고, 그만큼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함께 들어오고 있다면 본업이 건강하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다. 둘이 크게 엇갈린다면 그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 재무제표 공부의 시작이다.
결론
손익계산서는 한 기간의 성적을, 재무상태표는 특정 시점의 재산과 빚을, 현금흐름표는 실제 현금의 움직임을, 잉여현금흐름은 주주에게 돌아올 수 있는 여윳돈을 보여준다. 세 표는 서로 연결돼 있어서 하나만 보면 놓치는 것이 많다. 이익과 현금이 함께 늘고 있는지, 빚은 감당할 만한지를 확인하는 습관만 들여도 숫자에 속는 일이 크게 줄어든다. 다음 19편에서는 숫자보다 더 자주 투자를 흔드는 사람의 심리, 즉 투자 심리와 관련된 용어를 정리할 예정이다.
이 글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재무제표 용어를 정리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